신용회복경험담

2025.05.28 14:32

신입사원의 개인회생 이야기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28 14:32
  • 20
    0

1. 도입부: 평범한 스물여섯의 일상

저는 26살, 중소기업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는 신입사원입니다. 대학 졸업 후 1년 정도 취업 준비 끝에 어렵게 입사해서,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참이었어요. 월급은 많지 않지만, 부모님 도움 없이 자립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회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고, 나름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는 실감도 나기 시작했죠. 겉으로 보기엔 또래 친구들처럼 평범한 20대였지만, 제 안에는 말 못 할 무거운 짐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이혼이라는 이름의 상처와 그로 인한 ‘채무’였습니다.



 

2. 전개: 너무 이른 결혼, 너무 무거운 책임

제가 결혼한 건 22살, 대학 졸업 직후였습니다. 짧은 연애 끝에 감정적으로 시작된 결혼이었고,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버거웠습니다. 결국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혼하게 되었죠.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혼인 기간이 짧았지만, 함께 마련한 보증금, 가전제품, 공동명의로 된 차량까지 정산 대상이었고, 위자료 명목으로도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당시 저는 수입이 없었고, 상대 쪽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적극적으로 요구했기 때문에 감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은행 두 곳에서 대출을 받았고, 부족한 금액은 카드로 메웠습니다. 그렇게 3년 반 동안 조금씩 불어나던 빚이 어느새 7,800만 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신입 월급으론 이자조차 감당이 안 됐고, 월급날이 되면 통장은 텅 비었죠. 친구들이 주말에 여행 간다며 웃고 떠들 때, 저는 편의점 알바로 시간당 9천 원을 받으며 빚을 막고 있었습니다.




 

3. 위기: 카드 결제 실패, 그리고 눈물

결정적인 순간은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려다 카드가 결제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카드 한도가 꽉 차 있는 걸 깜빡했거든요. 혼자 편의점 구석에서 도시락을 내려놓고 나오는 길, 주차된 차에 기대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날 퇴근 후, 인터넷에 ‘빚 탕감 방법’이라고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어요. 막연하게 ‘파산’이란 이미지가 떠올라 두려웠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니 일정 수입이 있는 사람이 법원에 신청해 일부만 갚고 나머지를 탕감받을 수 있는 제도였더라고요.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상담을 신청했고, 상담실에 들어설 때는 손이 너무 떨려서 펜을 제대로 쥘 수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사는 저를 이상하게 보지 않았고,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틴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말해주더군요. 그 한마디가 참 위로가 됐습니다.




 

4. 해결: 조금 느리지만 확실한 회복

상담 후 서류를 준비하고, 법원에 신청서를 접수하고, 인가가 나기까지 총 5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저는 월 210만 원 정도 수입이 있었고, 생활비 등을 고려해 월 46만 원씩 3년간 갚는 변제계획이 인가되었습니다. 총 변제금은 1,656만 원. 남은 약 6,100만 원은 개인회생 절차 종료 후 면책 처리됩니다.

가장 두려웠던 건 법원 출석이었어요. 내가 뭔가 잘못한 사람 같고, 판사 앞에서 내 인생을 평가받는 기분이 들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차분하고 인격적인 분위기였고, 판사님도 제 사정을 충분히 들어주셨습니다.

힘든 건 마음의 굴레였습니다. ‘나는 이혼녀에 빚까지 있다’는 낙인이 늘 제 어깨를 짓눌렀죠. 하지만 상담을 받고, 인가를 받고, 매달 변제금을 납부하면서 이런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나는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지금은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다’고요.




 

5. 결말: 나를 위한 삶이 시작되다

지금은 개인회생 변제 1년 차입니다. 월급에서 변제금을 떼고 나면 남는 돈은 적지만, 더 이상 독촉 전화도 없고, 신용카드도 쓰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 한 달을 계획해서 살고, 커피 한 잔도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최근엔 야간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준비 중이고, 직장에서도 조금씩 인정받기 시작했어요. 저를 더 이상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다시 일어선 사람’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너무 어린 나이에 큰 짐을 짊어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개인회생은 당신을 망가뜨리는 제도가 아니라, 다시 살아가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그 실수에서 빠져나오는 건 용기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 공유링크 복사

d2c55bcd51e66b9873fde66bddb9bcad_1747550065_0637.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