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회생으로 다시 세운 내 삶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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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15%)
올해로 서른, 저는 3년 차 스타트업 대표입니다. 원래는 개발자였고,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든 건 27살 무렵이었습니다. 창업 초반에는 하루 14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희망에 부풀어 있었고, 자금은 부족했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풍요로웠습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인 상황은 조금 남달랐습니다. 미혼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조부모님 손에 자랐고, 부모님과는 연락이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대신 제 동생이 유일한 가족 같은 존재였죠. 동생은 고등학교 때부터 꿈꿔온 유학을 준비했고, 형인 제가 ‘부모’처럼 책임지고 뒷바라지해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스타트업이 돈을 벌기 전까지는, 제 카드와 제 이름으로 대출을 받아 그 학비와 생활비를 댔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25%)
처음엔 ‘조금만 버티면 나아지겠지’ 싶었습니다. 회사도 투자를 조금 받았고, 매출도 서서히 생기기 시작했거든요. 하지만 스타트업이라는 게 생각처럼 빠르게 돈이 도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수입은 일정치 않고, 고정비는 늘어나고… 급할 땐 개인카드를 돌리기도 하고, 유학비 일부는 카드론과 은행 학자금 대출로 충당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4년이 지나자 제 이름으로 된 채무는 총 8천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은행 두 곳, 카드사 두 곳에서 빌린 돈이었고, 이자만 월 60만 원이 넘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회사는 생존 모드, 월급은 거의 못 가져가는 상황이 반복됐고, 어느 순간부터는 연체 통보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쓰는 스마트폰에 뜨는 은행 문자만 봐도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어요.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20%)
결정적인 계기는 회사의 작은 프로젝트 하나가 엎어졌을 때였습니다. 그 프로젝트에서 들어올 돈으로 최소한의 변제금이라도 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그게 무너지면서 연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신용등급도 급락했습니다. 그때 느꼈죠. “아, 이 상태로는 내 인생도, 회사도, 동생의 미래도 전부 망가질 수 있겠다.”
무려 두 달 동안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창업가로서 실패자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고, 직원들에게도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었어요. 고민 끝에 먼저 한 친구에게 털어놓았고, 그 친구가 조심스럽게 “너무 늦기 전에 제도를 알아보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바로 그날 밤, ‘개인회생’이란 제도를 처음 제대로 검색해 봤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심정은 참 복잡했습니다. 아직 젊은데, 대표인데, 창업가인데… 이런 제도에 의지해야 한다는 사실이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것 같았죠. 그런데 한편으론 “이제 숨통이 트일 수도 있겠다”는 희미한 안도감도 함께 들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25%)
신청부터 인가까지는 약 5개월이 걸렸습니다. 수입은 회사 대표지만 거의 없다시피 했고, 형식상 받은 월급도 15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법원에서는 생계비를 감안해 월 45만 원씩 3년간, 총 1,620만 원을 변제하는 조건으로 계획을 인가해줬습니다. 나머지 약 6,400만 원은 성실하게 납부한 뒤 면책(탕감) 받는 조건이었습니다.
서류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왜 이 빚이 생겼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유학비를 왜 네가 냈느냐’, ‘이런 상황에서 회사를 왜 계속 운영했느냐’ 같은 질문들에 스스로 답하면서, 책임감과 무모함의 경계를 많이 반성했죠.
법원 출석은 긴장됐지만, 판사님은 제 진심을 들어주셨습니다. 창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 빚을 개인적 낭비보단 가족과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 등을 긍정적으로 봐주셨습니다. 그날 이후,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15%)
개인회생이 인가된 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지금도 회사는 완벽하지 않지만, 조금씩 수익이 나기 시작했고, 저는 계획대로 변제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절약하며 살고 있지만, 마음 한켠은 가볍습니다. 더 이상 이자에 쫓기지 않아도 되고, 신용불량자가 될 걱정도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큰 변화는 ‘책임지는 법’을 배웠다는 점입니다. 무작정 감당하려 하지 않고, 제도를 활용하면서 내 삶을 지키는 것도 어른의 자세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회사가 안정되면, 저처럼 빚 때문에 무너진 청년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작은 목표도 생겼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누군가도 같은 처지라면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절망하지 마세요. 개인회생은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2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삶도,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